Sunday, March 16, 2014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에 두고
왼편에도 오른편에도 잡을 손 없어
허공을 바라보며
이 밤에 잠드는 그대여 -
그대는 혼자가 아니오
온 세상이 그대와 함께 눈물 흘리고 있음을 알구려
어떤 사람은 하루나 이틀을
어떤 사람은 평생 그러함을

- Vikram Seth
Trans. 공진호

Saturday, March 15, 2014




맑은 저녁이 무르익어 가는데
청명한 달이 언덕에게 말을 건다
밀밭은 단순한 곡조를 지어내며
고요한 하늘을 칭송하는데

별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가에
어린아이들 떠드는 소리
텅빈 공간 멀리 멀리 날아다니며
물처럼 맑게
우리의 버려진 귀에 내려앉는다

하늘은 유리로 만들어졌다고
미소짓는 달은 새색시라고
과수원과 사과나무가 좋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의 순결한 자매인 나무들이
어둑하여 흐릿한 가운데 아직도 입고 있는 꽃은
그 날 아침 첫 성찬에 입은 횐색 옷이다

나리꽃 줄기처럼 가벼운 작은 목소리에 꽃피는 말소리로
아이들은
푸른 하늘에 시드는 불꽃이 마지막으로 빛을 내는 곳에
새로 오는 행성들의 이름을 붙여 준다

푸른 하늘에 시드는 불꽃이 마지막으로 빛을 내는 곳
포플라 나무의 물결 속
잠자지 않는 작은 새 한 마리가
빛을 반사하며
소나기처럼 노래한다

- Thomas Merton
Trans. Gene H. Ghong

Thursday, March 13, 2014



오라,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 동산에 거닐자
눈은 물이 되고 생명은 긴 잠에서 깨어 숨쉬며
언덕과 계곡을 거닐고 있으니
봄의 발자국 따라 먼 들판으로 가자
언덕 정상 높이 올라
청록색 평야를 굽어보며 영감을 얻자

봄의 새벽은 겨우내 보관한 의복을 펼쳐
복숭아나무 밀감나무에 걸쳐 놓으니
케드레의 밤 전통의식 신부처럼 보인다

오라, 사랑하는 사람아, 열린 백합꽃에서
겨울의 마지막 눈물 받아 마시고
새들이 쏟아 붓는 선율의 소나기로 우리 영혼을 달래자
도취적 미풍을 헤치며 황홀 가운데 거닐자

제비꽃들 숨어 있는 곳, 저 바위 옆에 앉아
꽃들이 주고받는 달콤한 키스를 추구하자

Khalil Gibran, The Life of Love XVI
번역: 공진호



Wednesday, March 12, 2014




때가 되었으니
곧 날이 저물고
당신은 어느 머나 먼 해변에 있어도
내 말이 들리겠죠

여름 해가 긴 것처럼
포도주 빛 짙은 바다의 깊음처럼
나는 당신이 올 때까지 당신의 가슴을
내 가슴속에 간직할게요

그곳에서 새처럼 높이
창공을 날아 갈게요
찬란한 햇빛을 향해 날아
그곳에서 당신을 찾을게요

그리고 우리의 꿈이 잔잔해지는 밤에
바람이 자유로이 부는 밤에
나는 당신이 올 때까지 당신의 가슴을
내 가슴속에 간직할게요

- Loreena McKennitt, Penelope's Song
Trans. Gene

Tuesday, March 11, 2014

협심증 - 나짐 히크멧

협심증

의사 선생, 내 심장의 반쪽이 여기 있다면
다른 반쪽은 황허 강을 향해 쇄도하는
군대와 함께 있다오
그리고 말이오, 의사 선생
매일 아침 해가 뜰 때 내 가슴은
그리스에서 총살당하고
매일 밤은 말이오, 의사 선생
죄수들이 잠들고 진료소가 비었을 때
내 가슴은 이스탄불의
어느 너덜너덜한 오래된 집에서 멈추었소
그런데 십 년이 지나
내가 불쌍한 동포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말이오
의사 선생, 빨간 사과 하나밖에 없다오
내 가슴 말이오
의사 선생, 그게 바로
이 협심증의 원인이오 -
니코틴, 감옥, 동맥경화 때문이 아니오
창살 틈으로 밤을 쳐다보면
가슴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내 가슴은 여전히 아주 먼 별들과 함께 뛰고 있다오

Nazim Hikmet, Angina Pectoris
Trans. 공진호

Monday, March 10, 2014

아노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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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눈처럼 멋지고 진지한 별들이 애정 어린 빛으로 바다를 향했다. 물속에 비친 별들이 하늘에 있는 별들의 포옹에 안기기 갈망하는지 물위로 떠오르는 듯했다.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자 다른 경이로움이 시야에 들어왔다. 파도 밑으로 나의 모든 과거가 희미하게 보였고 나는 그 위에 표류했다.


어린 시절의 들판이 흘렀다. 젊은 시절 배움의 전당, 내가 살던 도시들, 사람들에게서 안식을 찾으려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지쳤던 일들, 그 모든 것들이 흘러 지나갔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들이 선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얕은 바다를 항해하고 있으며 기묘한 바위와 해초의 숲이 눈을 속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때로는 어떤 사랑스런 형체가 내 밑에 있는 듯했다. 감긴 눈꺼풀이 그 형체를 의식하는 눈을 떨치려는 듯 파르르 떨었다.


꿈속에서 만족할 수 있는 실재를 갖추려는 듯 그 형체의 양팔이 위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그 형체와 나 사이에 있는 물의 요동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피로와 기쁨에 압도되어 곧 잠이 들었다........ 그리고 가슴속에 갈망하는 키스와 사랑을 받은 기분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 George MacDonald, p. 127.
Trans. Gene Ghong


Tuesday, January 26, 2010

Coming back soon...